트롤어선과 오징어 채낚기 어선의 불법공조 조업이 어장을 황폐화시키고 있으나 단속이 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불법 공조조업은 10여 년 전부터 동해안 지역 트롤어선과 오징어채낚기 어선 대부분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어자원 보호에 비상이 걸렸다.
동해구트롤어선은 총 33척이며, 포항관내(구룡포․감포) 오징어채낚기 어선은 151척으로 집계됐는데 상당수가 불법어업을 자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 공조조업은 트롤어선 1척당 오징어채낚기 어선 3척이 동원돼 한조를 구성하여 역할분담형식으로 어장에 형성된 각종 어종을 싹쓸이 하는 수법이다.
먼저 채낚기어선이 집어등으로 심해의 오징어 어군을 수면 가까이 모아놓으면 이를 트롤어선에 무전기 등으로 통보하여 오징어를 싹쓸이 하고 어획량에 따라 오징어채낚기 어선 선장에게 일정한 금액을 분배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치어와 산란기에 있는 오징어의 씨를 말려 어자원 고갈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동해구 트롤 33척의 실태를 보면 선미트롤(슬립웨이)이 14척, 선측식 트롤어선이 19척이지만 19척의 선측식 트롤어선이 선미로 불법 개조하여 불법 공조조업을 공공연하게 자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포항해경 관계자는 “해상에서의 단속은 수법이 워낙 교묘하고 지능적인 방법을 동원하는 바람에 적발하기가 어려워 트롤어선과 채낚기 어선의 선주와 선원들의 금융계좌를 추적하여 불법 공조조업사실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항해경은 오징어 성어기인 9월에서 1월 사이에는 트롤어선과 오징어채낚기 어선의 불법어업인 공조조업이 판을 치고 있으며, 해마다 연례행사처럼 반복되고 있어 숙제로 남아 있다며, 단속만이 능사가 아니라, 불법어업 문제의 심각성과 정확한 불법어업 실태를 파악해 해수부가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전했다.
포항해경은 수년전에 트롤어선 24척과 오징어 채낚기 100여척을 불법 공조조업혐의로 적발하고 형사처벌과 함께 조업정지처분을 단행한 바 있다.
동해구 트롤어선 33척은 그러나 이를 비웃기나 하듯이 일부 오징어 채낚기어선과 공조하여 동해안일대를 종횡무진하면서 오징어를 싹쓸이 하고 있다.
불법 공조조업이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은 경미한 처벌규정과 허술한 수산업법 등 제도적인 미비와 수산당국의 적극적인 의지 부족에 있다.
현행 수산자원보호령 제23조의2(어선의 사용제한)에는 “어선은 당해 어선의 사용이 허용된 어업외의 다른 어업에 사용되는 어선의 조업활동을 돕거나 도움을 받기 위하여 이를 사용해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형사처벌은 벌금 500만 원이하가 최고형이며 행정적 처분역시 1차 30일, 2차 45일, 3차 60일 어업정지 처분토록 규정하고도 1일 6만 원에 해당하는 과징금으로 대체하고 있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1차 적발 30일 조업정지의 경우 1백80만원의 과징금만 납부하면 어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하루만 조업해도 1천만 원 이상 올리는 수입을 감안하면 처벌규정은 유명무실한 것이다.
결국 수산당국의 이 같은 솜방망이 처벌규정이 불법조업을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포항해경 관계자는 “제도적으로 수산자원보호령이 적용돼 처벌이 약하다는 것과 트롤어선에 오징어 전구 장착을 해서 조업을 하도록 하던지, 공조를 하도록 규정을 변경하되 어획량을 조절하던지 해서 근본적인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많은 어민들에게 과징금을 적용하는 것도 문제지만, 어업정지가 제도적으로 취약하므로 재산적 벌금형이나 처벌을 강하게 적용해야 근본적인 예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단속만이 능사가 아니고 해수부의 제도적 개선과 대책 마련이 어민들의 범법자 양산을 줄일 수 있다”며 “불합리한 제도보다 실태를 파악한 제도개선이 어민들의 생계를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